2017년 5월 26일 금요일

만남

오랜 만에 궁동에서 좋은 사람들을 만났다.
 
아이들은 학교에서 들살이를 가고, 아내는 엄마 들살이 준비 모임에 가고, 남는 저녁 시간을 어찌 보낼까? 짧은 고민끝에 저녁을 먹으러 궁동으로 출발.
 
궁동에서 이병창 구로시민회 공동대표를 만나 저녁을 먹고, 이야기하다 궁더쿵 어린이집이 얼마나 변했는지 구경을 갔다.
 
궁더쿵 어린이집에 갔더니 평화의교회 박경양목사님이 계셔서 궁더쿵에서 이야기하다 사진 한장 ^^
 
 

2017년 5월 14일 일요일

2017년 입양의 날 행사




2017513일 아침부터 분주한 하루를 보냈다.
 
며칠 전부터 그림그리기 대회가 있단다. 가자~~
나 그림 그리기 싫어. 나도...
 
513일 아침.
 
잠 마실 온 아랫집 하람이 친구 해니. 난 그림 그릴래.
그럼 해니하고 하람이는 그림을 그리자.
 
그런데 해니는 치과에 가야 한다고 집으로 가고. 시간은 자꾸 늘어지고, 결국 그래 그럼 우리 그림은 그리지 말고 천천히 가자.
 
어영부영 시간이 자꾸 흐르고, 하경이의 질문. 그럼 점심은? 8시부터 실랑이를 했는데 어느덧 점심 걱정을 해야 할 시간이 되어버렸다.
 
. 그냥 먹고 가기에는 조금 이르니 가서 김밥이라도 사먹자.
 
아이들과 지하철을 타고 갈지 차를 가지고 갈지 이야기하다가 돌아오는 것이 걱정이 돼서 차를 가지고 출발.
 
아내는 오후에 일정이 있어 가지 못하고 아이들과 가는데 차가 밀려 그런지 아이들은 최소 30분 이상을 싸운다. 운전하는 난 두 마음이 싸운다. 이거 확 차를 돌려 돌아가?
 
어찌어찌 막히는 길을 뚫고 12시가 한참 지난 시간 세종대학교에 도착. 아이들은 그새 시시덕거리고 다시 잘 논다. 학교에 들어서자마자 행사장이 보인다. 다 도착했군. ? 앞에서 안내하는 청년이 저쪽으로 가라고 안내를 한다. 그런데 주차장이 안보인다. 결국 한 참을 더 들어가서 주차
 
하경이는 시간 낭비다 어쩐다. 차에서 시간을 다 보낸다고 투덜투덜. 중간에 놀이터에서 놀겠다는 말을 무시하고 행사장에 도착하니 좁은 곳에 부스가 다닥다닥.
 
한국입양홍보회 회장님과 사무국장님을 만나 인사드리고, 아는 몇 분과 간단한 인사. 오늘은 아는 분들도 많지 않고 조용하게 있다가 가자.
 
한국입양홍보회에서 나눠주는 아이스크림을 하경이와 하람이에게 물리고는 점심을 먹으로 출발. 체험부스를 다 돌아다니기에는 배가 고파서... ㅎㅎㅎ
 
학교 밖으로 한참을 걸어 나가 점심을 먹고 돌아오니 체험부스들은 정리되고, 아이들과 행사장으로.
 
무대에 서신 분들이 이런 저런 말씀을 하시는데 한 분이 양부모라는 단어를 세네번은 사용하신 것 같다. 그냥 부모라고 하면 안 되나? 내 핸드폰으로 게임을 하고 있는 하경이에게 사진 좀 찍자고 핸드폰을 달라고 하니 짜증.
 
축하 공연이 시작되고, 페이스북으로 라이브 방송. 하경이와 하람이의 방해를 피해 끝까지 방송.
 
상품권 추천 마음에는 없었지만 아이들은 기대 가득.
 
그런데 잉???
 
생일???
 
그러다 사회자가 숫자를 다 더해서 나오는 날자가 생인인 사람을 뽑겠다는 말에 51일 생인 하경이 왈 1은 안 나오잖아.
 
그 많은 선물 받기에 꽝을 받은 우리는 비가 내리는 길을 걸어 주차장으로.
 
입양의 날 행사장을 떠나 산어린이학교 1학년 부모들이 번개를 하고 있는 학교로 가서 늦은 시간까지 놀다가 집으로.
 
참 하루가 어찌 지나갔는지 모르게 지났다.
 
그나 저나 512CBS 시사쟈키 전관용입니다에 나온 미혼모협회 인()트리최형숙 대표가 쏟아부은 이야기들을 어찌해야 하나. 마치 누구처럼 미혼모를 힘들게 하는 것이 입양 부모나 입양 제도의 문제로 보는 것 같다. 마음이 씁쓸하다.
 
모든 아이는 가정에서 자라는 것이 가장 행복하다고 생각합니다. 친생 부모와 함께 살든, 경우에 따라서는 또 다른 부모를 만나 살아가든 가정이라는 울타리에서 살아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입양은 친생 부모와 함께 살아갈 수 없는 아이들에게 가정이라는 울타리를 만들어 주는 하나의 합법적인 방법입니다. 그러니 혹여나 입양 제도나 입양 부모에 대한 공격적인 시선을 지니신 분이 계시다면 시선을 조금 만 부드럽게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2017년 5월 10일 수요일

입양의 날

5월 11일은 입양의 날

요즘 이른 시간부터 일을 하기 때문에 낮에 글을 쓸 수 없고, 저녁이면 피곤해서 잠을 자느라 저녁에도 글을 쓸 수 없어 블로그가 허하다. 입양의 날과 관련해서 뭔가 적고 싶은데 내일(5월 11일) 저녁에는 산어린이학교 운영위원회가 있어서 늦은 시간까지 글을 쓸 수 없어서 차라리 오늘 잠자리에 들기 전 글을 쓰려고 컴퓨터 앞에 앉았다. 아까 조금(?) 눈을 감았던 탓에 이렇게 글을 쓸 수 있는 힘이^^ ㅎㅎㅎ

5월.

5월 1일 첫째 딸 하경이 생일, 5월 9일 둘째 딸 하람이 입양한 날 2017년은 19대 대통령 선거도 있었다. 그래서 두 아이를 입양한 우리 가족은 5월이 남다르다.

사실 개인적으로 5월하면 떠오르는 단어는 5.18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광주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를 것이라 예상해본다. 생각만 해도 좋다.

하경이가 12살, 하람이가 8살. 참 빨리도 시간이 지나간다. 아이들을 입양하기 전 가졌던 많은 생각들과 두근거림을 떠올려 본다.

나는 아이들과 잘 지내고 있나? 아이들은 내일 저녁에 보자며 잠자리에 들었고, 나는 이렇게 글을 쓰고 있다. 빠르게 글을 쓰고 잠을 자려고 하니 마음이 급하다.

최근 삶에 지친 탓에 입양과 관련한 이야기들을 적지도 못하고, 한동안 다녔던 반편견입양교육에 대한 기억도 이젠 가물가물. 그래도 내가 입양을 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는 입양에 대해 묻는 사람을 만나게 되면 입양을 할까 말까 고민하지 말고 입양을 하라고 권하곤 한다.

입양이 원가정을 파괴하는 행위라고 주장하는 분이 계시지만 그분은 아직도 그러고 계시려나? 요즘 도통 내 삶에 찌들어서 주변을 살펴보지 못하고 있어 잘 모르겠다. 어찌 되었든 입양은 입양을 하고자하는 부모나, 입양된 아동이나 그리고 어쩔 수 없는 상황 때문에 자신이 낳은 아이와 함께 할 수 없는 부모에게도 도움이 되는 일이다.

교회에서 하경이 생일 축하를 할 때 아내가 이런 기도 제목을 이야기했다. 하경이가 언젠가 자신을 낳은 엄마를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고, 하경이가 건강한 것처럼 하경이를 낳은 엄마도 건강하게 살았으면 좋겠다는 말을 했다.

공개 입양, 비밀 입양 장단점에 대한 이야기들이 많다. 하지만 나는 비밀 입양보다는 공개입양을 선택했고, 아이들은 부모의 선택에 어쩔 수 없이 공개 입양이 된 아이들이 되었다.

하지만 아이들에게 입양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고 해서 아이들의 정체성의 혼란이 온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물론 아이에게 어릴 적부터 입양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고 해서 아이가 완전히 이해한다고는 말을 할 수 없지만 그래도 부모가 함께 입양에 대한 이야기들을 이야기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2017년 둘째 하람이가 궁더쿵어린이집을 다닐 때 그린 그림이다. 이 그림을 보면서 자신의 입장에 따라 여러 생각들을 하겠지만 나는 이 그림이 참 좋다. 왜 좋으냐고? 그건 우리 가족에 대해 하람이가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경이와 하람이는 둘이서 다투다가 하나가 울기도하고, 하나 또는 둘이 모두 혼다기도 하고 때로는 둘이서 온 동네가 시끄럽게 떠들며 놀기도 한다. 우리는 그렇게 살고 있다.

2017년 입양의 날 행사는 5월 13일(토) 세종대학교에서 한다. 매년 가능하면 입양의 날 행사에 참석을 하려고 하는데 개인 사정으로 최근 몇 년은 참석을 하지 못했다. 이번에는 아이들과 같이 가볼 생각이다.

혹여 입양에 대해 궁금하거나 입양 가족들을 만나고 싶으면 5월 13일 세종대학교로 오시라 그러면 해맑게 웃는 입양 아동들과 그 부모들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그 중에는 부모에게 혼나서 우는 아이들도 있을지도 모른다. 그 중에 우리 아이들도 있을지도…….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