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7월 2일 월요일

건모. 기억. 이별.

개인적으로 최근 예멘 난민 신청자들로 인한 사회 갈등을 지켜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중립에 선다는 것이 무엇일까? 그리고 그 중립은 정말 중립인 것인가? 그래서 최근 개인적으로 예멘 난민 신청자들에 대해 받아들여야 한다는 입장의 글을 종종 쓰고 있습니다.

네이버 카페 건모에 대한 이야기를 한국입양홍보회 카페에서 읽고 쓰는 것이 불편하지만 내가 건모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 든 이유는 위와 같은 그러니까 중립이 과연 중립일까? 라는 고민과 같은 선상에 있는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내가 건모 초기부터 입양특례법과 관련한 논란이 있었다는 말이 불편한 이유는 건모는 입양특례법 때문에 만들어진 카페가 아니었습니다. 건모는 2010년 만들어졌고, 입양특례법 전면 개정은 2011년 시행은 2012년 8월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와중에 당시 건모의 매니저가 당시 입양 부모들과는 다른 방향의 발언을 한 것이 문제가 되었던 적이 있습니다. 혹여나 그것을 논란이라 말한다면 받아들이기가 어렵습니다.

전면 개정되는 입양특례법이 발의되기 전 많은 문제가 발생할 것을 예상했지만 그저 예상이었기 때문에 입양특례법을 전면 개정을 주도했던 당사자들이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 말을 했을 때 반대편에서는 더 이상 할 말이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예상은 되지만 눈에 보이는 증거가 없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결국, 2012년 8월 입양특례법이 전면 개정된 뒤 입양이 급속도로 감소하자. 그들은 입양의 감소는 전면 개정된 입양특례법의 영향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다시 새로운(강화된) 입양특례법 전부 개정안을 들고 나오고 있고, 이에 동조하는 일부 입양 부모들은 입양의 감소는 다양한 측면의 요소가 있으나 2012년 8월 시행된 입양특례법의 영향은 아니라는 주장을 하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로 당황스러운 것은 2018년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이 대표 발의하고자 하는 입양특례법 전부 개정안에 대한 입양 부모들의 저항의 결과물인 ‘전국입양가족연대’에 대한 건모의 현 매니저와 부매니저의 인식입니다.

건모와 전가연의 대립 구조는 사실 현 매니저와 부매니저의 인식에서 초래된 것이라 보기에 2018년 초부터 이 사안에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던 나는 건모를 포기(?)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2010년 초 아니 그 이전 한국입양홍보회 홈페이지의 폐쇄성에 대한 고민으로 시작된 새로운 커뮤니티 공간의 필요성을 이야기하던 시절부터 관심을 가져 왔던 건모를, 그리고 수차례 시끄러웠던 시절을 침묵하며 견뎌왔던 건모를, 조용히 모든 글을 삭제한 뒤 스스로 나온 이유는 건모가 균형을 잡을 수 있기를 바랐기 때문이었습니다.

건모에서 많은 사람들이 매니저와 부매니저와 갈등을 하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그들(매니저, 부매니저)과 갈등을 일으킬 것 같았고, 그렇게 되면 아무것도 모르는 많은 사람들이 상처를 입을 까봐서 스스로 조용히 나온 것입니다. 그런데 그 이후 수많은 사람들이 강퇴와 활동정지를 당하는 일이 발생을 했습니다. 그것도 2년의 활동 정지.

의견의 차이다. 현 운영진이 고민하고 있으니 지켜보자. 운영진을 너무 흔들지 말자. 불편한 이야기를 하지 더 이상 하지 말고 건모의 현 운영진의 선택을 믿고 신뢰하자는 분들에게 드리고 싶은 질문은.

초기부터 건모의 어려움을 잘 추슬러 왔던 사람들마저 강퇴 및 활동정지를 시키고 있는 현 상황이 정상적인 모습인지 묻고 싶을 뿐입니다. 살아남은 사람들의 역사로 쓰여질 건모를 생각한 다면 더 이상 할 말은 없습니다.

하고 싶은 말은 많으나 4월 초 건모를 탈퇴하기 전에 적었던 글과 최근에 적었던 글의 일부를 옮기며 건모에 대한 내 입장을 정리합니다.

건모에 있는 글을 모두 지우고 나왔기 때문에 이 글에 있는 내용은 개인 블로그에 남아있는 글을 기반으로 작성합니다.


1. 4월 2일에 쓴 ['나' 그리고 '건모' 와 '전가연’]의 일부 내용입니다.(건모에는 글을 스스로 지웠기 때문에 개인 블로그에만 남아있는 글입니다)

솔직하게 말하면 저는 어디에 속하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전국입양가족연대’도 지켜보고 있습니다. 물론 처음에 비대위 카톡방에 초대 되었고, 현재 밴드에도 들어가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입양관련 단체 소속은 늘 한국입양홍보회 하나를 이야기합니다. 제가 한국입양홍보회에서 무슨 큰 역할을 하는 위치도 아니고, 지역모임 활동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굳이 소속을 이야기하라고 하면 한국입양홍보회 회원이라고 말을 하지, ‘건모’ 나 ‘전가연’이라 말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저는 한국입양홍보회의 한계를 알기 때문에 ‘건모’ 보다는 ‘전가연’에 더 큰 무게 중심을 두고 있습니다. 조직적인 저항을 하지 못한다면 결국 또 다시 현재보다 더 어려운 시간들을 보낼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이 글이 또 다른 분란을 만들 수 도 있음을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이렇게 글을 쓰는 이유는 ‘건모’를 만들 때 지지했던 원죄 때문에 ‘건모’를 떠나지 못하는 것처럼 조직적 저항을 하기 위해서는 ‘전가연’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전가연’을 적극적으로 지지를 한다는 것을 밝히고자 글을 적습니다.

‘건모’를 ‘건모’ 답게 하자는 분들의 글을 읽으면서 제가 ‘건모’를 좋아하는 이유를 생각해 봤습니다. 그것은 입양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고, 그 속에서 자신이 원하는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는 곳이라 생각했기 때문에 ‘건모’가 좋았습니다. 하지만 어쩌면 저도 ‘건모’를 떠 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는 밤입니다.


2. 4월 5일에 쓴 [내가 이른 바 '남인순법'을 반대하는 이유]의 일부 내용입니다.(한국입양홍보회 네이버 카페에도 남아 있습니다.)

입양선배들이 한 것이 무엇이냐? 겨우 의료급여1종? 아동양육수당? 그딴 거 필요 없으니 우리 아이아이들 간섭하지 않게만 해주면 좋겠어?

초기 공개입양선배들은 물론 저는 초기 공개입양세대가 아닙니다. 입양의 날을 만들었습니다. 그들은 우리사회에서 공개입양이 불가능하다는 말을 들으면서도 스티브 모르슨 같은 해외 입양인의 말에 귀를 기울였고, 그들은 우리 사회에서 입양아동이나 입양부모 모두에게 필요한 것은 공개입양이라고 생각을 해서 모임을 만들었고, 그것이 한국입양홍보회였습니다.


저는 ‘한국입양홍보회’에서 뭔가 열심히 하는 회원은 아닙니다. 단지, ‘한국입양홍보회’가 참 많은 일을 해 왔고, 초기 공개입양선배들이 사회의 냉대와 무시를 받는 상황에서도 아이들을 위해 노력하며 일구어낸 많은 것들은 존중받아야 한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들은 시설에서 아이들이 자라서는 안된다고 생각을 했고, 그것을 실천했던 사람들이었습니다.

현재 어떤 입양커뮤니티에서 참 많은 이야기들로 시끄럽습니다. 저는 사실 한쪽 편을 들고 싶기도 하지만 그저 침묵을 지키려고 노력 중입니다. 하지만 입양선배들이 무엇을 했느냐고 주장하는 글을 보노라면 사실 짜증이 나는 건 어쩔 수 없이 나도 사람이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예전 학교에 다닐 때 선배들이 도대체 뭘 했느냐고 되묻던 어떤 후배가 생각이 났다고 할까요? 지금은 그 후배가 잘 살고 있는지 모르겠네요.


3. 4월 17일 [페이스북]에 쓴 글입니다.

2010년 가입

296개의 글 자삭

밖으로 뿅

ㅋㅋㅋ


댓글
이광흠 사실 저는 글을 잘 안지워요^^ 지워지는 경우는 있지만... ㅎㅎㅎ... 모순이긴 한데 296개의 글을 지운 건 그 만큼 마음이 있었던 곳이라 생각을 해요. 아마 그곳으로 다시 돌아기는 힘들 것 같아요^^ 그래서 더 더욱 흔적을 지웠지 않았을까? 지우고 나오니 왜 내가 ? 이런 생각도 ㅎㅎㅎ


4. 6월 20일 [건모(건강한 자녀양육을 위한 입양부모)]의 일부 내용입니다.(한국입양홍보회 네이버 카페에도 남아 있습니다)

분란을 만들 것 같아 스스로 나온 건모를 다시 흔드는 꼴이 될 수도 있는 글을 쓰려니 참 마음이 씁쓸합니다.

내가 처음 건모를 만들겠다는 분들을 지지했던 이유는 그리고 건모가 한국입양호보회와 결별을 선언하고 독자 노선을 걸을 때에도 건모 회원으로 남았던 이유는 너무나 단순 했습니다. 건모는 누구나 쉽게 가입하고, 입양에 대해 알아가고, 입양 아동들이 자라가는 과정을 이야기하고, 서로의 삶을 나누는 그런 곳이기를 바랬기 때문이었습니다.

2018년 8월 20일 현재 건모의 모습은 어떤지 건모 회원들에게 묻고 싶습니다. 건모는 어떤 곳입니까?


7월 2일 자신이 적었던 예전 글들을 뒤적이며 이 글을 씁니다. 건모가 뭐라고. ㅎㅎㅎ.

아마 이 글로 나의 건모에 대한 글과 건모에 대한 관심은 마무리 하려고 합니다. 정말 특별한 일이 아닌 이상 건모와 관련한 글은 더 이상 쓰지 않을 생각입니다.

그나저나 6월 20일을 8월 20일로 쓴 오타도 발견했지만, 그냥 내버려 주기로.

사진은 2013년 11월 국회 앞에서 입양특례법을 개정하라고 요구하던 때 사진입니다. 그런데 2018년 남인순 의원이 입양특례법을 개정하겠다하는데 나는 반대.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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