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8월 10일 토요일

3D 게임과 멀미.

어릴 적 시골에 가려면 버스는 비포장도로를 달려야 했다.

사촌들과 놀 생각으로 버스에 올랐지만 늘 내게는 비포장도로를 지나야 하는 고난이 뒤 따랐었다.

차멀미. 내게는 차멀미가 있었다.

오늘 첫째 하경이가 친구들과 만나러 부천역에 가고, 아내는 회의를 하러 학교에 가고, 하람이와 둘이서 데이트를 했다.

아내가 도서관에서 빌린 책, 반납하러 도서관에 갔다가, 근처 카페에서 하람이는 딸기 주스, 나는 망고 스므디를 먹고 부천역으로 갔다.

버스에서 내려 부천역 지하상가를 지나며 하람이가 한 마디 한다. 언니를 만날 것 같아.

첫 번째 들린 곳이 오락실.

그곳에서 하경이와 친구들을 만났다. 돈을 보태라는 하경이를 무시하자 친구들하고 어디론가 사라지고, 하람이와 둘이서 오락실을 돌아다녔다.

하람이는 지난 번 뽑기를 기억하고 뽑기를 하겠다고 해서 뽑기를 이천 원 정도(한 번에 오백 원짜리 네 번) 하고, 나는 한 번에 이천 원짜리 자동차가 있어서 기계에 올랐다.

머리에 뭔가를 쓰고 어리바리 기계에 올랐다. 단순하게 자동차 경주인줄 알았다. 그런데 차가 달리기 시작하자, 건물이 무너지고, 차가 위에서 아래로 떨어지고, 가끔은 헬리콥터가 다가와 총을 쏜다. 3D 게임인 건 알았지만 에구. 시작 초반 어리바리 하다가 무너지는 건물과 쾅.

게임이 끝나고 하람이가 내게 2등을 했다고 말을 한다. ㅎㅎㅎ

문제는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속이 울렁거린다는 거다. 멀미다. 차멀미. 이게 도대체 얼마 만인 게냐.

오락실을 나와 조금 더 돌아다니다가 집으로 왔다. 그런데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하경이에게 약간의 돈을 뜯겼다.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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