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0월 16일 수요일

배우고 싶은 것

배우고 싶은 것.


오늘은 글쓰기 날. 이 글을 쓰는 지금도 내가 무엇을 배우고 싶은 지 잘 모르겠다.

어제(10월 14일) 조국은 법무부 장관을 그만 두었고, 설리는 스스로 생명을 버렸다.

삶에 있어서 중요한 것이 어떤 것일까?

최근 내게 던져진 질문이다. 예전에는 내게 주어진 일들이 중요하다고 생각을 했었던 적이 있었다. 그래서 다른 이들을 위해 내 삶을 내어 놓는 것에 대해 거부감도 없었던 적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글감을 들고서 며칠을 생각해봐도 내가 정말 무엇을 배우고 싶은지 모르겠다. 그래서 허탈하다.

생각해보니, 자신을 위해 무엇을 하고 싶은지도 모르는 내 삶이 불쌍하다.
나는 정말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일까?

조국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을 것 같이 말하는 사람들 속에서 조국은 어떤 생각을 했을까?
자신이 아닌 자신의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줘야만 했던 설리는 그렇게 떠날 수밖에 없었나?

여러 이야기가 있겠지만 조국은 아내를 위해 자신의 자리를 내어 놓았다고 믿고 싶다. 당위성이라는 큰 의무를 던지고 자신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을 선택한 것이라 믿고 싶다.

자신이 아닌 자신의 또 다른 모습을 대중에게 보여 주어야만 했던 설리는 그 스스로 삶을 놓아버렸지만 사람들에게 하나의 질문을 던지고 싶었다고 믿고 싶다.

누구나 자신의 삶을 살아가고 싶다고.

조국과 설리의 선택에 대해 이야기할 자신이 없어 목구멍 속에 묶는다. 그리고 생각에 잠긴다. 내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나는 어떤 삶을 살아가고 싶은 것일까? 나는 어떤 것을 알고 싶고,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고 싶은 것일까? 나는 무엇을 선택하며 살아가고 있는 가? 이 글을 쓰면서도 잘 모르겠다.

내 선택이 항상 옳을 수는 없지만, 그럼에도 나는 매순간 어떤 선택을 하며 살아가야 한다. 그래서 내가 배우고 싶은 것은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그 선택의 결과에 흔들리지 않고, 그 속에서 바람직한 의미들을 찾아볼 수 있는 지혜를 배우고 싶다.

지난 2019년 10월 15일 열린사회구로시민회 글쓰기 모임의 글감 ‘내가 꼭 배우고 싶은 것’ 또는 ‘해보고 싶은 것’에 대한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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