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6월 7일 금요일

비 내리는 아침.

지난 6월 4일(화) 전국입양가족연대가 친양자입양관계증명서(상세), 기본증명서(상세), 주민등록초본(상세) 등의 증명서는 입양가족, 생모, 입양인의 개인정보를 제한없이 노출하고 있어 친양자입양관계증명서, 주민등록 초본, 기본증명서의 불법발급 및 인권침해에 대해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서를 접수하는 날이라 입양가족들이 모였으면 좋겠다는 소식을 들었지만 나는 지역에서 해야 할 일들이 있어 참여를 하지 못했다.

이 날 6.15공동선언실천 민족공동위원회 서울구로구협의회 회의를 마치고, 민중당 유선희 위원장이 내게 목경화씨에 대해 아느냐고 물었다. 한국미혼모가족협회를 만들었던 분이지만 사실 잘 모른다고 말을 했다. 유선희 위원장이 예전에 어떤 일로 목경화씨를 알게 되었는데 구로에 살고 있고, 목경화씨가 암투병이었는데 지금 장례를 치르는 중이라고 했다. 같이 가겠느냐고 물어서 그러자고 했다.

다음 회의 장소인 구로장애인자립생활센터로 이동하면서 유선희 위원장은 옷을 갈아입으러 집으로 가고, 나는 주차를 하고, 은행에 잠시 들렸다가 구로지방자치시민연대 회의에 참석을 했다.

구로지방자치시민연대 회의를 마친 후 민중의 집 지건용 대표, 민중당 유선희 위원장과 함께 내 차로 개봉동성당으로 향했다. 개봉동성당은 예전에 유치원에서 반편견입양교육을 했던 기억이 있는 곳이다. 주차를 어디에 해야 좋을지 몰라 당황하다가, 지하 주차장으로 갔는데 바로 장례식장이 보였다.

조문을 하는데 어린 남자 아이가 보였다. 무어라 말을 하고 싶었지만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이 떠드는게 예의가 아닐 것 같아 아이만 쳐다 보다 물러났다.

유선희 위원장이 잠시 앉아 있다가 가자고 해서 같이 식사를 했다. 식사를 하러 앉은 자리에서 유선희 위원장은 예전에 알던 지인들을 만났고, 나는 입양가족들을 만날 수 있었다. 먼저 온 입양가족에게 인사를 하고, 유선희 위원장은 치아를 치료 받아서 식사도 못한채, 그곳에서 만난 지인들과 이야기를 나눴고 나는 지건용 대표와 함께 식사를 하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목경화씨가 세상을 떠난 뒤에야 그녀의 삶의 한 부분을 들여다 볼 수 있었던 것에 대해 마음이 아펐다. 그녀의 남은 가족들을 위해 짧게 기도한 뒤 다음 일정을 위해 움직였다.

사실 유선희 위원장도, 지건용 대표도, 나도 입양 가족이다. 어쩌면 먼저 와 있던 입양가족들과는 달리 우리는 지역 현안으로 만나는 사이라 입양가족끼리의 끈끈함(?)은 없지만 지역에서 입양가족들이 주변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위로를 받는 사이?

비내리는 아침.

아이를 홀로 양육하는 부모나, 아이를 어쩔 수 없이 떠나 보낸 부모나, 아이를 입양으로 만나 함께 살아가는 부모나, 아이들과 함께 세상을 살아가는 모든 이들이 평안했으면 좋겠다.

오늘 목경화씨의 남은 가족들에게 하나님의 위로가 함께 하기를 기도한다. 얼굴은 잘 떠오르지 않지만 영정 옆에 검은 옷을 입고 서 있던 어린 남자 아이의 모습이 눈에 아른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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